지금은 미국 출장(Business trip) 중.
오늘은 휴일.
오전에 책을 읽다가 점심 뷔페 약속이 있어서 나갔는데, 운전하면서 과거의 어떤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삶의 교훈이 되었던 일이었으므로,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어느 해 12월 주말 밤으로 기억한다.
그날 한 끼만 먹은 채 하루 종일 도서관에 있었던 나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어서 집으로 가야 했다. 어차피 곧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었지만.
시간을 때우러 간 그곳에서 끼니까지 거르며 마음 공부를 하고 나오니 꼭 치열한 업무가 끝난 후의 달콤한 퇴근을 맛보는 것과 같았다. 독서를 하며 좋은 문장을 많이 적었는데, 다 읽은 책과 그 내용을 적어 놓은 노트를 보자 의식이 충만해진 느낌이었다.
‘아… 열심히 했다. 역시 세상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야. 그런데… 예전에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딱 3년 전으로만 돌아갔으면 좋겠다’
자동차키를 꺼내 시동을 건다. 냉간 시동이라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훨씬 크게 들렸다. 숨을 깊이 내쉬며 약 2,3분간 차에게 예열하는 시간을 주었다.
이어 슬슬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집까지 불과 1km 도 안 되는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 온갖 생각을 한다.
‘자기에는 아직 이른데, 집에 가서 뭐하지? 책을 한 권 더 읽을까? 주말이니까 영화나 드라마나 볼까? 음식 시켜 먹을까?…’
하루종일 마음공부 책을 읽고도 욕이 나오려던 순간
집에 도착하기 직전, 어느 지점에 다다랐다. 가는 중에 맞은 편에서 차가 오면 난감해 질 수 있는 곳이었다. 좌우에 주차 된 차들 때문에 차 한 대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긴 도로였고, 중간에는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이 있었다. 정확히 ‘ㅓ’ 와 같은 모양이다.
마침 차 저 멀리 반대편에서 차 한 대가 금방 들어오길래 아래쪽에 있던 나는 양보할 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차가 내 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중간에 있는 왼쪽 길로 나가버렸다. 나는 그 분의 운전 행위에 도저히 열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진짜! 내가 먼저 왔는데! 괜히 양보했어. 우회전 깜빡이를 넣었으면 여기서 계속 기다리지 않았지. 아씨! 뭐, 저런… (궁시렁 궁시렁, 투덜투덜)’
한동안 하지 않았던 욕이 갑자기 막 튀어 나오려던 찰나!!!
바로 그 찰나에, 순간적으로!
그때, 나는 생각했다.
‘아하! 그래! 깜빡할 수 있으니까 깜빡이지. 누구나 깜빡할 만 하다. 후후~’
이렇게 웃으며 넘어갔다.
하마터면 그날 열심히 책 읽은 일이 모두 도로에서 도로아미타불이 될 뻔 했다. 사소한 것에도 화를 내는 사람이 하루 책을 읽었다고 스스로 뿌듯해 한다면 어디 그게 잘하는 일인가.
순간 순간 깨어있으라는 말을 절감한 날이었다.
급정거, 급출발, 끼어들기, 휴대폰 사용, 차선 위반, 신호 위반, 과속, 꼬리 물기, 불법 유턴, 쓰레기 투기, 깜빡이 안 넣기, 음주운전…
남들 운전 탓하기를 마르고 닳도록 하지만, 정작 나도 있는 도로 위에서 하고 있는 행위들이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했고, 내일도 할지 모른다.
요즘 운전 하나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운전 하나에도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나고, 인생이 보인다.
양보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으로 안전 운전해야겠다.
운전으로 운이 전환된다!
Driving can change your luck!- 잉글리치맨